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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으로 사랑하지 마

서울의 초연결 스마트 도시에서 시민 감정 조율 시스템을 설계하던 기획자는, 연락이 끊긴 여동생을 찾기 위해 지도에서조차 작게 밀려난 외딴 산간 마을로 들어간다. 마을은 밤이 되면 모든 가로등을 끄고, 집집마다 같은 시각에 현관 앞에 물 한 그릇을 내놓는데, 그날부터 그는 낮에는 실종자 가족들의 무너진 일상을 돕고 밤에는 여동생의 마지막 동선을 쫓다가, 십오 년 전 자신이 떠나온 첫사랑과 다시 마주친다. 첫사랑은 마을 보건지소를 지키며 주민들을 붙들고 있지만, 매달 한 사람씩 아무 말 없이 짐을 싸서 산 너머 폐채석장으로 들어가는 일을 막지 못하고 있다. 폭우로 산길이 끊기기 전까지 사라지는 사람들의 행렬을 멈추려면, 그는 여동생이 남긴 핏자국 묻은 운동화를 증거로 내세워 첫사랑의 가족부터 의심해야 한다.
@ courageous African caterpillar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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